상징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는 두 마리 사자가 늠름하게 앉아 있다. 한의과대학관과 국제캠퍼스 체육관 앞뜰 두 곳에도 사자상이 서 있다. 당당한 모습이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웃는 사자’, 바로 경희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외치며 나가는 쌍두의 사자.” 경희대 응원가 속에도 잘 드러나 있듯이 사자는 경희의 진취적 기상을 표상한다. 거침없이 앞을 향해 전진하는 강인함을 표현한다. 하지만 역동적인 강인함 속에는 부드러움이 내재되어 있다. 여유로움과 포용력을 지닌 사자는 빙긋이 웃으며 당당하게 세상과 맞선다.

그러므로 백수의 왕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먼저 사자는 자연적 힘을 상징한다. 자연세계의 역동을 대표하는 사자는 힘의 상징이다. 치열한 생존세계에서 진화 과정을 거쳐 지구상에 살아남은 강인한 생명력의 표본이다.

하지만 사자의 웃음은 또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웃는 사자는 강인함 속에서도 타자에 대한 관용과 여유를 잃지 않는다. 너그러움과 헤아림의 여유를 견지하며, 치열한 현실세계에서도 타자에 대한 포용력을 키워나간다. 강인하지만 관대한 의식세계, 웃는 사자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다.

경희는 치열한 현실세계에서도 관용을 잃지 않고 삶을 영위하는 존재를 지향한다. 자연과 진화의 격동을 감내하면서도 인간다운 삶에 대한 의식과 규범을 형성하고자 한다. 세상을 잘 살기 위해서는 강인해야 한다. 그러나 강인함은 너그러움과 함께 할 때 더 강하다. 힘과 아름다움이 어우러지고 나와 너의 하나 됨을 미덕으로 하는 것, 경희가 꿈꾸는 문화세계다. 경희는 바로 이 정신세계와 함께 역사를 만들어왔다.